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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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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란, 인간에게 심리적 자극을 줌으로써 구매 또는 사용이라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기술이다. 도널드 노먼이 디자인에 심리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와 직간접적으로 만나게 되는 디자이너는 그들을 암묵적으로 설득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단지 아름답고 신기한 제품을 보여주면 사용자가 감동을 받아 그것을 구매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래이고, ‘사용 방식’이 중요시 되며 필요한 것이 제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한다. 이에는 인간과 제품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심리의 분석이 그 근거를 형성한다. 따라서 도널드 노먼은 이 책에서 다양한 심리학과 예시를 설명한다.

 

인터랙션 디자인을 잘 설명하려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인간의 심리학에 더욱 긴밀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는데, 특히나 나는 인터랙션 디자인을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적 관점, 이는 반기계적이 아닌 친인간적인 사고라고 생각한다. 

 

     도널드 노먼은 여러 사례를 통해서 심리학을 디자인에 녹여내어 설명한다. 특히나 책의 초반의 설명들은 정말 많은 깨우침을 주었는데, 생태계가 파괴된 황무지처럼, 인간의 마음도 현대 기술의 부산물로 황폐화 된다는 염려였다. 불행하게도 현대의 많은 기술과 기계들은 인간 중심적 사고를 반영하지 못한다. ‘과학은 발견하고, 산업은 응용하며, 인간은 이를 수용한다.’ 시카고 만국박람회의 표어는 이러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책 속에 나온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본다. ‘오늘날 대부분의 산업 재해는 인간의 실수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 사고의 75퍼센트가 ‘조종사의 과실’ 때문에 일어난다고 판단한다. 이 수치는 무엇인가 잘못됐으며, 인간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사람에게 맞지 않는 기계중심적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디자인이 문제인 것이다. ‘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도널드 노먼/유엑스 리뷰, pg-28) 

 

위의 예시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인터랙션 디자인은 최대한 인간중심적으로 만들어진 것 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기술과 기계는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이성적 산물이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변수를 담아낼 수 없다. 따라서 인터랙션 디자인은 현대 기술들과 사용자들 사이에서 기계중심적인 체계를 인간중심적인 최대한 돌려 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우리 생활의 예에서 이런 디자인을 찾아본다. 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러한 예시를 찾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아이폰 속의 인공지능 ‘시리(siri)’ 였다.

 

시리는 음성인식을 통해 질문을 듣고 대답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을 대화를 통해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다. 시리가 인간중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인문학적 스토리텔링이며 이를 풀어내는 방식을 보통 인간의 대화처럼 이루어지도록 적용시켰다는 것이다. 시리는 단순한 정보만을 내놓지 않는다. 만약 시리가 단순히 정보 전달과 처리의 기능을 가졌다면, 이는 단지 음성인식, 검색엔진과 같은 기술에 불과했을 것이다. 시리는 인간이기에 고민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대답을 내놓는다.

 

예를들어, 시리에게 "나랑 결혼할래?" 라고 물으면 "그냥 친구 사이로 남죠, 네?" 등의 답변을 내놓는가 하면, "심심해" 라고 말하면 "좋은 생각이 났어요! "똑똑 누구세요"라고 말해보세요" 라고 대답하며, 다시 되물어 "똑똑 누구세요" 라고 물으면 "똑똑.누구세요?시리.시리는 누구?시리는 이런 똑똑 농담 안해요" 라고 농담을 건내기도 한다. 

단순히 인공지능을 넘어 인간의 삶의 특성을 담아내는 인공생명체 기술은 보다 인간에게 기계의 이질감을 덜어주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의 극대화를 위해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인문학적 사용자 경험은 시리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정(?)도 들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자신이 인지하지 못 할 정도로 기술중심적인 사고에 빠져 있다는 것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을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생각하며 심리학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책을 읽어서는 쉽게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따라서 나는 두고두고 이 책을 디자인 지침서로 정독할 생각이다. 단순히 아름다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에 사활을 두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고 이 책을 지금에서라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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